제10장 2월 유월절에 대하여

1. 민수기 9장에 나타난 이월에 지키는 유월절

【민수기9:1-11】 애굽 땅에서 나온 다음 해 정월에 여호와께서 시내 광야에서 모세에게 일러 가라사대 이스라엘 자손으로 유월절을 그 정기에 지키게 하라. ……때에 사람의 시체로 인하여 부정케 되어서 유월절을 지킬 수 없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들이 당일에 모세와 아론 앞에 이르러 그에게 이르되 우리가 사람의 시체로 인하여 부정케 되었거니와 우리를 금지하여 이스라엘 자손과 함께 정기에 여호와께 예물을 드리지 못하게 하심은 어찜이니이까 …… 유월절을 지키되 이월 십사일 해질 때에 그것을 지켜서……

하나님께서는 유월절의 경우 정월과 이월 두 번에 걸쳐 지킬 수 있도록 절기를 제정하여 주셨다. 불가항력적인 사유로 정월에 유월절을 지키지 못하는 백성들의 경우에 이월에 유월절을 지킬 수 있도록 하였다.

하나님께서 “정기에 지키게 하라”고 말씀하신 것은 이월 유월절을 염두에 두고 특별히 강조한 표현으로 이해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정기에 지키도록 노력하되,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경우 이월에 지켜도 된다는 말씀이다. ‘정기에’라는 말씀 속에 이월에 지킬 유월절이 별도로 있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이월 유월절이 별도로 없다면 그냥 『유월절을 지키게 하라』고 하시면 될 일이었다.

혹자는 말하기를 ‘모세가 이월 유월절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이월 유월절은 시내 산에서 주신 하나님의 절기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들이 그렇게 말하는 이유는 모세가 정기에 유월절 지키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하나님께 질문을 했기 때문이다.

【민9:8-11】 모세가 그들에게 이르되 기다리라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대하여 어떻게 명하시는지 내가 들으리라.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일러 가라사대 이스라엘 자손에게 고하여 이르라 너희나 너희 후손 중에 시체로 인하여 부정케 되든지 먼 여행 중에 있든지 할찌라도 다 여호와 앞에 마땅히 유월절을 지키되 이월 십사일 해 질 때에 그것을 지켜서

백성들이 모세에게 부정한 몸으로라도 정기에 유월절을 지켜도 되는지 물었을 때 모세가 하나님께 여쭈어 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월 유월절이 있다는 사실을 몰라서 물었다는 주장의 근거는 발견할 수 없다.

백성들이 질문한 것은 이미 정기 유월절이 끝난 후가 아니라 당일 유월절 규례가 아직 거행되기 전이었다. 따라서 모세는 질문하는 백성들을 위하여 그들에게 정기 유월절을 지키도록 허락해도 되는지 하나님께 여쭈어 보았을 뿐이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정기에 유월절을 지키지 못할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경우에 한해 이월 유월절을 지키도록 하라고 말씀하셨다.

혹자는 이월에 지킨 유월절은 대대로 지킬 영원한 규례라고 하지 않으셨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월 유월절에만 특별히 그렇게 말씀하실 이유는 없다. 왜냐하면 유월절에 관하여 하신 하나님의 말씀은 정기 유월절이나 이월 유월절이나 똑같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2. 히스기야 왕이 지킨 유월절

【대하29:1-17】 히스기야가 위에 나아갈 때에 이십오세라 …… 히스기야가 그 조상 다윗의 모든 행위와 같이 여호와 보시기에 정직히 행하여 원년 정월에 여호와의 전 문들을 열고 수리하고 제사장들과 레위 사람들을 동편 광장에 모으고 저희에게 이르되 레위 사람들아 내 말을 들으라…… 정월 초하루에 성결케 하기 시작하여 그달 초팔일에 여호와의 낭실에 이르고 또 팔일 동안 여호와의 전을 성결케하여 정월 십육일에 이르러 마치고……

【대하30:1】 히스기야가 온 이스라엘과 유다에 보내고 또 에브라임과 므낫세에 편지를 보내어 예루살렘 여호와의 전에 와서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를 위하여 유월절을 지키라 하니라

히스기야 왕이 “유월절을 지키라”(대하30:1)고 한 시점은 이미 정기 유월절이 지나간 이후였다. 히스기야 왕은 이월 유월절을 지킬 것에 대하여 “유월절을 지키라”고 편지를 보냈던 것이다. 성경의 기록에 의하면 정기에 지키든 이월에 지키는 똑같이 ‘유월절’이라고 하였다.

혹자는 말하기를 정기 유월절을 지킨 요시야에 대해서는 ‘모세의 모든 율법을 온전히 준행한 임금’이라고 하였으나 이월 유월절을 지킨 히스기야에게는 그런 말씀이 없다며 이월 유월절은 시내 산에서 선포하신 모세율법이 아니라고 한다.

【왕하23:23-25】 요시야왕 십 팔년에 예루살렘에서 여호와 앞에 이 유월절을 지켰더라. 요시야가 또 유다 땅과 예루살렘에 보이는 신접한 자와 박수와 드라빔과 우상과 모든 가증한 것을 다 제하였으니 이는 대제사장 힐기야가 여호와의 전에서 발견한 책에 기록된 율법 말씀을 이루려 함이라. 요시야와 같이 마음을 다하며 성품을 다하며 힘을 다하여 여호와를 향하여 모세의 모든 율법을 온전히 준행한 임금은 요시야 전에도 없었고 후에도 그와 같은 자가 없었더라

그러나 히스기야가 유월절 지킨 후의 행적을 살펴보면 히스기야 임금과 백성들의 기도가 여호와의 거룩한 처소 하늘에 상달되었다. 또한 여호와께서 히스기야의 기도를 들으시고 유월절을 잘못된 규례로 지킨 백성들조차 용서하셨다.

【대하 30:27】 그때에 제사장들과 레위 사람들이 일어나서 백성을 위하여 축복하였으니 그 소리가 들으신 바 되고 그 기도가 여호와의 거룩한 처소 하늘에 상달하였더라.

【대하30:18~19】 에브라임과 므낫세와 잇사갈과 스블론의 많은 무리는 자기를 깨끗게 하지 아니하고 유월절 양을 먹어 기록한 규례에 어긴지라. 히스기야가 위하여 기도하여 가로되 선하신 여호와여 사하옵소서. 결심하고 하나님 곧 그 열조의 하나님 여호와를 구하는 아무 사람이든지 비록 성소의 결례대로 스스로 깨끗게 못하였을찌라도 사하옵소서 하였더니 여호와께서 히스기야의 기도를 들으시고 백성을 고치셨더라.

히스기야 왕의 이월 유월절 지킨 역사는 대대적인 종교개혁으로 이어졌다. 히스기야 왕 당시 모든 우상이 제거되는 놀라운 역사가 이루어진 것은 유월절의 권능이었다.

【대하31:1】 이 모든 일이 마치매 거기 있는 이스라엘 무리가 나가서 유다 여러 성읍에 이르러 주상을 깨뜨리며 아세라 목상을 찍으며 유다와 베냐민과 에브라임과 므낫세 온 땅에서 산당과 단을 제하여 멸하고 이스라엘 모든 자손이 각각 그 본성 기업으로 돌아갔더라.

또한 히스기야 왕이 유월절을 지키며 이룬 종교개혁 역사에 대해 성경은 매우 큰 의미를 부여하였다. 예루살렘 성전이 세워진 이래 히스기야 왕 같은 때가 없었다고 칭찬하고 있다.

【대하30:26】 예루살렘에 큰 희락이 있었으니 이스라엘 왕 다윗의 아들 솔로몬 때로부터 이러한 희락이 예루살렘에 없었더라.

3. 이월 유월절은 시내 산에서 모세에게 주신 율법

말라기 선지자는 “너희는 내가 시내 산 (호렙)에서 온 이스라엘을 위하여 내 종 모세에게 명한 율례와 법도를 기억하라”(말4:4)라고 하셨다. 이는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의 계명으로서 기억하고 지켜야 할 율례와 법도가 다 시내 산으로 부터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명하신 것이라는 말씀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기억하고 지켜야 할 모세의 계명 중에 시내 산이 아닌 다른 곳에서 특별히 추가하여 모세에게 명하신 그런 계명은 없다. 그러므로 히스기야 왕이 지킨 유월절도 요시야 왕이 지킨 유월절도 다 하나님께서 시내 산으로부터 모세에게 명하신 것이다. 이에 대하여 성경은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왕하23:24】 요시야와 같이 여호와를 향하여 모세의 (시내 산에서 주신) 모든 율법을 온전히 준행한 임금은 요시야 전에도 없었고 후에도 그와 같은 자가 없었더라.

【왕하18:7】 히스기야가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를 의지 하였는데 그의 전후 유다 여러 왕 중에 그러한 자가 없었으니 이는 저가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시내 산에서) 명한 계명을 지켰더라.

정기에 유월절을 지킨 요시아 왕에게 시내 산에서 주신 모세 율법을 지켰다고 하셨고, 이월 유월절을 지킨 히스기야 왕에게도 시내 산에서 주신 모세율법을 지킨 것이라고 똑같이 기록하고 있다.

민수기 9장 1절에서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일러 가라사대 이스라엘 자손으로 유월절을 그 정기에 지키게 하라. 그 정기 곧 이달 14일 해 질 때에 너희는 그것을 지키라”고 말씀하셨지만, 이는 광야에서 새롭게 주신 말씀이 아니라 이미 시내 산에서 모세에게 주신 율법에 근거하여 주신 말씀이다. “이달 14일 해질 때에”라고 하셨는데 모세가 그 날짜를 몰라서 새삼스럽게 하나님이 그렇게 말씀하신 것은 아니다.

민수기 9장 10절도 마찬가지로 보아야 한다. “너희나 너희 후손 중에 시체로 인하여 부정케 되든지 먼 여행 중에 있다 할지라도 다 여호와 앞에 마땅히 유월절을 지키되 (내가 시내 산 호렙에서 너희에게 명한 대로) 2월 14일 해 질 때에 그 모든 율례를 따라 지킬지니라” 라는 의미로 이해해야 한다.

모세가 이월 유월절이 있다는 사실을 몰라서 하나님께 여쭈어 본 것이 아니다. 정기 유월절을 지키기 전에 백성들이 질문하니 하나님의 처분대로 순종하기 위함이었다. 율법에 정한 것이라도 모세는 하나님께 여쭈어보고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끌었다.

“내가 너희 군대(이스라엘 백성들)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내었느니라”(출12:17)라고 하심과 같이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군대로서 인도하시고 명령하시는 군대장관 되시는 그 하나님 여호와의 처분을 따르기 위함이었을 뿐이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일러 가라사대 너희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고하여 이르기를 너희는 나의 안식일을 거룩히 지키라, 그 날을 더럽히는 자는 반드시 죽일찌니 그는 백성 중에서 그 생명이 끊쳐지리라”(출31:12)라고 하였다. 그러나 모세는 이 때에 그를 죽이지 않고 오히려 하나님께 이 사실을 고하고 그 처분을 기다렸다.

【민15:31】 이스라엘 자손이 광야에 거할 때에 안식일에 어떤 사람이 나무하는 것을 발견한지라. 그 나무하는 자를 발견한 자들이 그를 모세와 아론과 온 회중의 앞으로 끌어 왔으나 어떻게 처치할런지 하나님의 그 지시하심을 받지 못한 고로 가두었더니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그 사람을 내가 전에 너희에게 이름과 같이 반드시 죽일찌니라.

모세가 여호와께 무엇인가 여쭈어 본 것을 두고 ‘몰라서’라고 단정하는 어리석음을 범하면 안 된다. 히스기야 왕이 이월 유월절 지킨 역사를 두고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시내 산에서) 명한 계명을 지켰더라”(왕하18:7) 라고 한 성경의 기록을 그대로 믿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