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장 연간절기의 명칭과 구조

레위기 23장에 나타난 연간절기들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위 7개의 절기들은 1년 동안 3차로 조직되어 있다. 유월절과 무교절은 1차 절기, 초실절과 칠칠절은 2차 절기, 나팔절, 속죄일 그리고 초막절은 3차 절기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일곱 개의 절기를 지키기 위해 1년에 세 번 예루살렘 성전에 올라갔다. 1차로 유월절과 무교절, 2차로 칠칠절, 3차로 나팔절, 속죄일, 초막절을 지키러 예루살렘 성전에 가야했다.

【출23:14-16】 너는 매년 삼차 내게 절기를 지킬찌니라. 너는 무교병의 절기를 지키라 내가 네게 명한대로 아빕월의 정한 때에 칠일 동안 무교병을 먹을찌니 이는 그 달에 네가 애굽에서 나왔음이라 빈 손으로 내게 보이지 말찌니라. 맥추절을 지키라 이는 네가 수고하여 밭에 뿌린 것의 첫 열매를 거둠이니라 수장절을 지키라 이는 네가 수고하여 이룬 것을 연종에 밭에서부터 거두어 저장함이니라.

【출34:18-23】 너는 무교절을 지키되 내가 네게 명한대로 아빕월 그 기한에 칠일 동안 무교병을 먹으라 이는 네가 아빕월에 애굽에서 나왔음이니라 …… 칠칠절 곧 맥추의 초실절을 지키고 가을에는 수장절을 지키라. 너희 모든 남자는 매년 세번씩 주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 앞에 보일찌라.

【신16:16-17】 너희 중 모든 남자는 일년 삼차 곧 무교절과 칠칠절과 초막절에 네 하나님 여호와의 택하신 곳에서 여호와께 보이되 공수로 여호와께 보이지 말고 각 사람이 네 하나님 여호와의 주신 복을 따라 그 힘대로 물건을 드릴찌니라.

연간절기는 일곱 개인데 왜 세 번만 성전에 가야 한다고 했을까? 예수님 당시까지도 유대인들은 이러한 전통을 지켜내려 왔다. 유대인의 전통을 알려면 하나님의 율법이 어떠한 체계로 이루어져 있는지 좀 더 깊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성소와 제사와 절기는 하나로 조직된 율법이다. 절기를 지키기 위해 이스라엘 백성들은 반드시 성전이 있는 예루살렘으로 여행을 해야만 했다. 한번 절기를 지키기 위해 일가친지들과 함께 예루살렘에 가는 일은 상당한 비용이 들고 시간과 수고가 따르는 일이었다.

그러므로 초막절을 지키기 위해 예루살렘에 간다면 나팔절로부터 초막절 대회 끝 날까지 하나로 조직된 절기들을 모두 지키고 돌아오는 것이다. 따라서 상당기간 예루살렘에 머물러야 했던 것이다. 오늘날 가까운 교회에 다니듯이 나팔절만 지키고 집에 돌아왔다가 다시 속죄일을 지키기 위해 예루살렘에 간다는 것이 불가능한 시대였다.

따라서 한번 예루살렘에 가면 한꺼번에 지켜야 할 절기들을 통틀어서 대표되는 절기 명칭으로 부르는 것이 관습이었다. 예를 들어 1차 절기인 유월절과 무교절을 지키러 예루살렘에 가게 될 때 그들은 ‘무교절을 지키러 간다’고 표현했다. 3차 절기인 나팔절, 속죄일, 초막절을 지키러 갈 때는 그냥 ‘초막절을 지키러 간다’고 표현했다.

“모든 남자는 일 년 삼차 곧 무교절과 칠칠절과 초막절에 네 하나님 여호와의 택하신 곳에서 여호와께 보이되”라는 말씀은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의 절기를 지키던 관습을 그대로 나타낸 표현인 셈이다. 일곱 개의 절기들을 모두 지켜야 한다는 말씀을 대표절기 명칭 세 개로 표현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관습은 예수님 당시에도 그대로 지켜지고 있었다.

【눅2:41-43】 그 부모가 해마다 유월절을 당하면 예루살렘으로 가더니 예수께서 열 두살 될 때에 저희가 이 절기의 전례를 좇아 올라갔다가 그 날들을 마치고 돌아갈 때에 아이 예수는 예루살렘에 머무셨더라

이스라엘 남성들은 12세가 되면 성인으로서 절기를 지키기 위해 예루살렘 성전에 갔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 날들을 마치고”라는 표현에서 1차 절기 전체 기간 동안 예루살렘에 머물렀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남성들의 여행을 돕기 위해 여인들이 동행하기도 하였다.

【마27:55】 예수를 섬기며 갈릴리에서 부터 좇아온 많은 여자가 거기 있어 멀리서 바라보고 있으니

【눅23:55】 갈릴리에서 예수와 함께 온 여자들이 뒤를 좇아 그 무덤과 그의 시체를 어떻게 둔 것을 보고

예수님 당시에 1차 절기를 부를 때 무교절을 대표 절기로 부르는 것이 일반적인 용례였다.

【마26:17】 무교절의 첫날에 제자들이 예수께 나아와서 가로되 유월절 잡수실 것을 우리가 어디서 예비하기를 원하시나이까

유월절은 성력 정월 14일인데 이 날을 무교절의 첫날이라고 불렀다. 유월절을 포함하여 1차 절기 전체 기간을 무교절이라고 불렀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용례는 복음서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막14:12】 무교절의 첫날 곧 유월절 양 잡는 날에 제자들이 예수께 여짜오되 우리가 어디로 가서 선생님으로 유월절을 잡수시게 예비하기를 원하시나이까

【눅22:1,7】 유월절이라 하는 무교절이 가까우매 …… 유월절 양을 잡을 무교절일이 이른지라

마찬가지로 3차 절기를 부를 때 초막절을 대표 절기로 부르는 것이 일반적인 용례였다. 요한복음 7장에 예수님께서 초막절에 예루살렘에 올라가신 행적이 기록되어 있다. 요한복음 7장의 기록을 보면, 예수님께서 상당기간 예루살렘에 계시면서 활동하였는데, 그 기간 전체를 명절(초막절)이라고 하였다.

【요7:2-37】 유대인의 명절인 초막절이 가까운지라(2절) … 그 형제들이 명절에 올라간 후 자기도 올라가시되(10절) … 명절(초막절) 중에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찾으면서(11절) … 이미 명절(초막절)의 중간이 되어 예수께서 성전에 올라가사 가르치시니(14절) … 명절(초막절) 끝날 곧 큰 날에 예수께서 외쳐 가라사대(37절)

위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연간절기는 일곱 개이지만 3차로 나누어 예루살렘에 가서 지켜야 했었다. 그래서 우리는 연간절기를 통틀어 3차의 7개절기라고 부르기도 한다.